햄버거 체인을 대표하는 웬디스(WEN)의 수장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옮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대표 제과업체 허쉬(HSY)는 커크 태너가 오는 8월 18일 자로 차기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너는 작년 2월 웬디스 최고경영자직에 선임됐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그 이전에는 30년 넘게 펩시코(PEP)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식품·음료 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태너의 이탈에 따라 웬디스는 오는 7월 18일부터 켄 쿡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세우고, 즉시 후임 CEO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쿡은 작년 11월 UPS에서 재무 책임자로 일한 이력을 바탕으로 웬디스에 합류한 인물이다. 태너는 웬디스를 떠나며 "웬디스는 최고의 퀵서비스 레스토랑 브랜드 중 하나이며, 앞으로 더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이번 인사 이동은 단순한 경영진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내 소비재 산업을 이끌어가는 두 브랜드 간 인재 이탈과 영입이 동시에 이뤄진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쉬 측은 이번 영입을 "소비자 이해, 고객 파트너십, 내부 인재 육성이라는 세 축에 집중해온 태너의 경력이 자사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은 이번 소식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허쉬 주가는 당일 한때 3% 넘게 하락했고, 연초 대비로도 거의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반면 웬디스는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누적으로는 30% 이상 급락하며 지난 2020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외식 산업 내 치열한 경쟁과 매출 성장 둔화 우려가 맞물린 탓이다.
기존 CEO 미셸 벅의 은퇴로 공석이 된 허쉬의 수장을 이어받은 태너가 과연 초콜릿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식품업계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행보는 단순한 교체가 아니라 소비자 접점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전략의 재구성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