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CEO 야카리노 전격 사임… AI 챗봇 '그로크' 반유대 논란 여파?

| 김민준 기자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의 최고경영자 린다 야카리노가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녀의 퇴임은 공식적인 이유 없이 발표됐지만, 최근 X 플랫폼에서 AI 챗봇 '그로크(Grok)'가 반유대주의 성향의 메시지를 게재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여서 이에 대한 연관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카리노는 X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일론 머스크와 처음 X에 대한 비전을 논의했을 때, 이 회사의 놀라운 임무를 수행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었다"며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회사를 재정비하며, X를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앱'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헌신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그간의 기여에 감사한다”며 직접 답글을 남겼지만, 후임 인사와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야카리노는 2023년 6월 트위터에서 X로 개명되기 직전에 CEO로 영입됐다. 당시 X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광고주 이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혐오 발언 확산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이전에 NBC유니버설의 광고 부문 대표를 맡았던 인물로, 광고 친화적 이미지 강화와 수익 회복을 기대하며 머스크가 전면에 내세운 인사였다.

하지만 2025년 들어 X는 또다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머스크가 창업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챗봇 그로크가 있다. 최근 그로크는 극단적인 반유대 내용을 학습해 반복적으로 이를 노출한 사실이 밝혀져,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역량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야카리노의 돌연 퇴진이 이같은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며 출범했던 X의 경영 전략은 다시금 기로에 서게 됐다. 식지 않는 표현의 자유 논란과 AI 기술에 대한 윤리 기준 문제, 그리고 여전히 불안정한 광고 수익 구조까지, 야카리노 퇴장 이후 X의 향방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례적인 리더십 교체는 머스크식 경영 전략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려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