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결혼 직후 2조 원 규모 아마존 주식 매각 '왜?'

| 김민준 기자

세계 3위 부호 제프 베이조스가 호화 결혼식 직후 아마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그가 손에 쥔 금액은 약 14억 달러(약 2조 원)로 추산된다.

아마존(AMZN) 창업자인 베이조스는 지난달 말 로렌 산체스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호화 이벤트의 총비용은 약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로 알려졌으며, 주식 매각은 이 시기와 맞물려 진행돼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해당 거래는 내부자 거래 방지 규정인 10b5-1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수개월 전 사전 설정된 판매 일정이었다.

공개된 SEC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6월 27일부터 7월 7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아마존 주식을 매도했다. 첫 번째 매각은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약 7억 3,600만 달러 규모였으며, 이어서 7월 3일부터 7일까지 추가로 약 6억 6,6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팔았다. 이번 계획은 지난 3월에 수립됐으며 최대 2,500만 주까지 판매가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해당 주식 가치는 약 55억 달러(약 7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최근 아마존 주가는 계획 수립 이후 약 9% 상승했다. 매각이 시작된 6월 말에는 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보다 약 8% 낮은 수준이었지만, 4월 무역정책 혼란으로 인한 하락세를 극복한 뒤 반등한 상태였다. 참고로 베이조스는 앞선 매각은 2024년 11월에 이뤄졌으며, 지난해 전체로는 약 136억 달러(약 19조 5,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특히 플로리다로의 주소 이전 전후로 진행됐던 2월 매각은 주식 양도소득세가 없는 플로리다의 세제 혜택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로 인해 약 4억 3,000만 달러(약 6,200억 원)를 절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조스는 자선 단체에도 주기적으로 아마존 주식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에는 총 93만 주 이상의 주식을 미공개 된 비영리기관에 기부했으며, 이는 현재 가치로 약 2억 달러(약 2,88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주식 매각은 개인적 행사와 맞물려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계획된 전략에 기반한 재무 활동이다. 베이조스는 여전히 아마존 최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안팎에서는 그의 움직임이 기술 및 재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