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50년 역사 바꿨다… 젠 파월, 첫 여성 주심으로 그라운드 리드

|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으로 여성 심판으로 정식 경기에 나선 젠 파월이, 이번에는 주심으로서 경기를 완전히 이끈 첫 여성이 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150년 역사에서 또 하나의 성평등 이정표로 기록됐다.

파월은 2025년 8월 11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플레이트 뒤에 선 주심으로 등장했다. 전날 더블헤더로 열린 두 경기에 각각 1루심과 3루심으로 데뷔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경기 전체를 지휘하는 중심 심판 역할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이날 파월은 경기 시작과 함께 애틀랜타 선발 투수 조이 웬츠가 던진 시속 약 150㎞의 강속구를 침착하게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이후 양 팀 합쳐 총 293개의 투구에 대한 판정을 내렸으며, 경기 과정 중 특별한 항의나 논란은 없었다. 이는 파월의 심판 능력에 대한 선수단과 지도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후 반응도 긍정적이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클레이턴 매컬러 감독은 파월이 경기를 매우 침착하게 진행했다며 “메이저리그 역사에도 중요한 날”이라고 평가했고, 애틀랜타의 선발 투수 웬츠 역시 파월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정규 심판 76명을 두고 있으며, 시즌 중 결원이 생기면 마이너리그에서 임시 심판을 호출하는 구조다. 파월 역시 이번 시리즈에 임시 심판 자격으로 참여했고, 아직 향후 정식 메이저리그 경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매컬러 감독은 그녀가 조만간 풀타임 메이저리그 심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월은 과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경기에서 심판 경험을 쌓은 후,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1,2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도 초청돼 점차 입지를 넓혀온 인물이다. 이번 주심 데뷔는 그 경력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자, 메이저리그 심판계의 변화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성별과 무관하게 능력 중심의 심판 인선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파월과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경우, 스포츠계 전반에서 여성 참여의 확대와 평등한 기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