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최근 통과된 'GENIUS 법안'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급격한 확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지급결제 시스템의 혼란은 물론 달러 패권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 빈센트 모르티에(Vincent Mortier)는 "이 법안이 정말 천재적인(GENIUS) 발상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가져올 잠재적 리스크를 강조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오랫동안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지만, 오히려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경로를 열면서 장기적으로는 달러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GENIUS 법안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자산으로 100% 이상 담보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로 인해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 "달러의 강건함이 완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들이 사실상 '준(準)은행'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모티에르는 "이는 본래 그들이 수행하도록 설계된 역할이 아니며, 글로벌 지급결제 시스템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ENIUS(Guaranteed Ethereum and National Interest-Underpinned Stablecoin) 법안은 지난 6월 17일 상원을 통과해 하원 심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리저브 자산 운용 기준과 자본요건을 명확히 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범화를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애플, 구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X(구 트위터) 등 대기업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의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장관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3조 7,000억 달러(약 5,143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이 '돈의 기능'에 실패하고 있다며, 이들의 역할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법안은 미국이 웹3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