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산업에 명확한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입법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또 다른 FTX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정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 프렌치 힐(French Hill)은 "암호화폐 산업이 지금처럼 규제 공백 속에 방치될 경우, FTX와 같은 대형 파산이 반복될 수 있다"며 강력한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에서는 세 가지 주요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 중 핵심은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CLARITY Act)’으로, 업계 전반에 투자자 보호와 자산 구분 규정을 도입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법안은 고객 자산 유용 금지, 충분한 자본금 요건, 투명한 회계 및 감사 의무, 자기거래 방지 조항 등을 담고 있어 규제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힐 의원은 "지금까지 미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는 부실한 프레임워크와 사후 집행 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며, "명확한 정의와 사전적 규제 체계만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법안이 제정되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갖게 되며, 소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재판매 제한 규정도 함께 적용된다.
이번 하원 논의에는 CLARITY 법안 외에도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담은 ‘GENIUS 법안’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반대하는 ‘CBDC 감시국가 방지법’이 포함돼 있다. 특히 GENIUS 법안은 발행자 요건 강화, 준비금 투명성 제고, 은행 참여 허용 등을 명시해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산업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는 데 초석이 될 전망이다.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이번 주 GENIUS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의 모범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아울러 오는 7월 2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산하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가 전략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인데, 비트코인(BTC) 국가 전략 비축 제도가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꾸준히 시장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이번 ‘암호화폐 주간(Crypto Week)’ 논의가 향후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분수령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