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립토 주간' 격돌…CBDC·스테이블코인 법안 놓고 의회 분열

| 김민준 기자

미국 의회에서 ‘크립토 주간(Crypto Week)’의 네 번째 날을 맞아 디지털 자산 규제의 방향성을 둘러싼 쟁점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의 견해 차이는 여전해, 관련 법안들의 본격적인 의결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표결이 예상됐던 법안은 디지털 자산의 정의와 감독 체계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을 규정하는 GENIUS 스테이블코인 법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남용을 견제하는 반(反)CBDC 감시국가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등이다. 하지만 공직자의 암호화폐 보유 금지와 같은 민감한 개정안들을 두고 여야 간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법안 처리는 상당 부분 지연되고 있다.

하원의 논의는 목요일부터 본격화됐다. 주요 쟁점은 소비자 보호 방안, 자금세탁 방지 조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 방향, 은행 보호 조치, 그리고 행정부 내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제한 규정 등이다. 양당 모두 디지털 자산 규제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각 정당이 중시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다름에 따라 절충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 프렌치 힐(French Hill) 하원의원은 GENIUS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대해 “이 법은 한 회기를 넘는 중대 과제로,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 입법”이라며 “개정안에는 소비자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크립토 주간’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미국의 입법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곡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CBDC 개발을 둘러싼 논쟁, 그리고 공직자 내부자 거래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 강화 방안 등 정치적 민감 사안들이 얽히면서, 실질적인 성과 도출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연설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해당 이슈가 정치권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