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마트·바이비트 등 홍콩 VASP 신청 철회… 커지는 규제 이탈 신호

| 서지우 기자

홍콩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마트(BitMart)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최근 오케이엑스(OKX), 게이트(Gate), 바이비트(Bybit) 등 주요 거래소들도 잇따라 같은 결정을 내리며 홍콩 내 암호화폐 산업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목록에 따르면, 비트마트는 지난 6월 13일 해당 라이선스 신청을 공식 철회했다. 이번 철회는 최근 홍콩 내 거래소들 사이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규제 이탈 흐름과 맞물려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바이비트는 2023년 VASP 라이선스를 신청했으나 2024년 5월 말 이를 철회했다. 같은 시기 오케이엑스와 게이트HK 역시 신청을 취소하며 뒤따랐다. 이처럼 대형 거래소들이 줄줄이 철수하면서, 당초 암호화폐 허브를 표방하던 홍콩 정부의 정책 기조에 이질감이 부각되고 있다.

홍콩은 2023년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은 플랫폼의 영업을 일절 금지함에 따라, 6월 1일부로 규제에 미달한 거래소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청 중단이나 철회를 택한 거래소들은 사실상 지역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홍콩이 글로벌 가상자산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해 취하고 있는 강도 높은 규제가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의 이탈을 낳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내부 통제 요건과 사용자 보호 기준 등의 허들을 통과하기 어려운 해외 플랫폼들이 라이선스 취득보단 철회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홍콩의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역설적으로 외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오히려 제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SFC는 현재까지 오지(OSL), 하시키(Keyrock), 하시 블록(HASH Blockchain) 등 일부 업체에만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이는 홍콩이 원칙에 입각한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크립토 산업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공언한 흐름과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홍콩과 미국 간 웹3 산업 규제 접근 방식의 격차 역시 향후 업계 내 핫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