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디지털자산 규제 공조 본격화…180일 내 공동 보고서 발표 예정

| 서지우 기자

미국과 영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 공조에 본격 착수했다. 양국은 이미 가동 중인 '미국-영국 금융 규제 실무그룹(UK-US Financial Regulatory Working Group)' 내에 새로운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단기 및 중기적 협력 방안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공동 대응은 두 나라 재무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동시에 발표한 내용이다. 양측은 '미래 시장을 위한 태스크포스(Transatlantic Taskforce for Markets of the Future)'를 발족하고,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 체계, 그리고 도매 디지털 금융 시장의 혁신 활성화 방안 등을 포함한 공동 보고서를 180일 이내에 작성해 공개할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각국이 보유한 암호화폐 시장 규제 경험 공유, 법적 프레임워크 차이 해소 전략, 그리고 기술 혁신에 걸맞춘 새로운 금융 서비스 테스트 방향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매 금융시장 혁신'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블록체인 기반 증권시스템 등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기술 협력 과제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재무부는 "양국이 가진 정책과 감독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건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영국 측도 "효율적인 규제 공조는 책임 있는 혁신을 촉진할 열쇠"라고 강조했다. 두 정부는 향후 업계 관계자 의견 청취 및 민관 협의까지 추진하며 정책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협력은 미국 대선 이후 디지털 자산 정책 기조에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친화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국제 공조를 통해 다자간 규칙 설정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