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도체·AI 인재 육성 위해 '3NO 1YES' 전략 발표… 연구·주거 지원 대폭 확대

| 연합뉴스

서울시가 과학·공학 분야 인재 유출을 막고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 정책 비전 ‘3NO 1YES’를 발표했다. 인재들의 연구·학업 환경을 개선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 인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비전은 최근 전국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의대 쏠림 현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의과대학으로 수험생과 우수 인재가 집중되면서, 이공계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인이 안심하고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핵심 목표로 세웠다.

‘3NO 1YES’는 경제적·심리적 부담 해소와 자긍심 고취에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는 학비 걱정, 성과 압박,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이공계 인재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서울시는 대학원생을 위한 ‘이공계 미래동행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박사 후 과정에 대한 지원도 신설한다. 예산 규모는 기존 대비 석사과정은 연 2,000만 원, 박사과정은 연 4,000만 원으로 각각 2배 확대되며, 박사 후 연구자에게는 최대 6,000만 원까지 지급된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 라이즈 텐 챌린지’ 사업을 통해 우수 연구자들의 장기 연구비도 지원한다. 최장 10년간 안정적인 재정을 제공해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숙사 형태의 ‘이공계 인재 성장주택’을 통해 주거비 문제를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심리적 기반을 함께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병행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서울 과학인의 상’을 신설해 탁월한 성과를 낸 연구자들을 매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국제 컨퍼런스, CES 전시회 등 과학기술 분야 대표적 국제 행사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된다.

이번 정책은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고, 서울을 첨단산업 중심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대학 연구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자연경관지구 내 높이제한 완화와 용적률 확대 등 규제개선을 추진해왔다. 실제 성과로는 10층 규모로 확장된 고려대학교 정운오IT교양관이 꼽히며, 이곳은 반도체 실습이 가능한 첨단 실험실까지 갖췄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이 지역대학, 기업, 연구소와 함께 손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과학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공계 유출을 막고, 청년 인재의 창업과 취업을 장려하는 구조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다면, 향후 국가 단위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서울이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