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사고 막는다…정부, AI 기반 '실시간 감지 시스템' 개발 착수

|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실시간 감지 장치 및 예측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양 부처는 9월 30일 맨홀 질식 사고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연구과제 두 건을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으로 선정해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응은 최근 산업 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밀폐공간 사고, 특히 맨홀 내 질식 사고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마련됐다. 지난 8월 25일 서울 염창동에서 발생한 작업자 휩쓸림 사고 등은 현장 안전관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효성 있는 기술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첫 번째 연구는 작업자가 직접 착용할 수 있는 ‘개인 착용형 맨홀 작업 환경 측정기’ 개발이다. 이 장치는 작업자가 맨홀이나 밀폐공간에 진입할 때부터 종료 시점까지 유해가스 농도와 산소 함량을 실시간 측정해 위험 신호를 즉각 전달하는 형태로 설계된다. 휴대성과 편의성을 강조해 현장 적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질식 등 중대 재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유해가스 노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두 번째 연구는 제조업 현장 내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음향 기반 산업재해 예측 및 지능형 안전관리 시스템’ 개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장의 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고 징후를 포착하고, 이를 작업자가 착용한 장치를 통해 경고음 등으로 전달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국어 알림 기능도 포함돼 있어 언어 장벽으로 인한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두 과제에 대해 과제별로 2년간 약 9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할 방침이며, 연구 수행 기관은 오는 10월 30일까지 공모 절차를 통해 선정된다. 연구과제는 향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이 같은 기술 중심의 안전 대응 기조는 향후 반복되는 산업현장 사고를 줄이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작업장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첨단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