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총 500개 규모의 ‘AI 팩토리’ 선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에 본격적인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국내 제조 현장을 자동화·지능화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장 올해 6개 제조 현장에 사람 형태의 로봇인 ‘휴머노이드’를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에이로봇의 로봇은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의 조선 현장에서 용접을 지원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과 대한통운 물류센터 등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외에도 LG전자와 SK에너지에서도 각각 로브로스와 홀리데이로보틱스의 로봇이 일부 생산 공정을 대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7년까지 100개 이상의 휴머노이드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 현장의 핵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학습시켜 2028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기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완전 자율형 AI 공장으로의 발전을 위한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주요 민간 기업들도 이 계획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품질 검사를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정확도를 99%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대자동차는 AI 다기능 로봇팔을 활용해 다품종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성을 30%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 외에도 GS칼텍스, 농심, 티와이엠 등도 자사 공정에 AI를 적용하면서 연료비 절감, 생산성 향상, 결함 검사의 자동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 10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협의체 ‘제조 M.AX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이 얼라이언스는 삼성전자, LG전자, 한화시스템 등 업종 대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업종별 제조 AI 모델 개발도 진행 중이다. 각 모델은 제조 현장에 전파돼 개발 비용과 시간을 각각 50%, 40% 이상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공급망 관리, 물류, 설계, 애프터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AI를 접목하는 ‘완전 자율형 공장’ 시대로의 이행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 이후에도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속하며 민간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한국 제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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