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디지털 유로에 제동...스테이블코인 중심 전환 신호

| 서지우 기자

프랑스 의회가 디지털 유로 도입을 반대하고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폐 투자 진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 중인 디지털 유로(CBDC)에 제동을 거는 내용으로, 미국처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금지하고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확산 전략을 지지하자는 입장이다.

이번 결의안을 주도한 에리크 시오티(Éric Ciotti) 의원은 프랑스 보수 우파 정당인 공화당 소속으로, CBDC 대신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와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강화하자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오티 의원은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유럽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미국의 사례도 인용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7월 GENIUS 법안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합법화하고 민간 암호화폐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노선을 명확히 했다. 프랑스 내 보수 정치권도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또한 결의안은 국제 금융 규제 측면에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오티 의원은 “향후 유럽의 프루덴셜(건전성) 규제 체계는 2022년 바젤 기준에서 벗어나, 암호화폐의 담보 활용 및 자산 배분을 유연하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젤위원회 차원의 규제 재검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정부가 견지해야 할 자세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아직 결의안 단계이지만, 프랑스 내 정치권이 디지털 자산의 방향성과 규제 체계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음을 보여준다. 중앙정부와 EU 차원의 입장 차이에 주목되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결국 디지털 유로를 배제하고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정책 전환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