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도한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전성 확보 정책이 내부 직원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사 운영과 급여 수준 등 내부 경영 측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며 미흡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2025년 11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 직원 가운데 조합원 1,1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이 총재의 재임 기간 동안의 정책 성과가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물가안정 정책과 금융안정 분야에서 각각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긍정적’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이 총재가 2022년 취임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기 속에서 인플레이션 관리와 금융 시스템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응답자의 53%는 이 총재가 최근 꾸준히 강조해 온 교육, 인구 구조, 노동시장과 같은 구조개혁 이슈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의미 있는 기여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기적인 통화정책 대응을 넘어서, 경제의 기본 체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내부 구성원들도 정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하지만 조직 내부 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특히 인사 관련 항목에서 '보통'이라는 반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총재 임기 중 승진, 부서 이동, 학술연수 대상 선정 등과 관련해 공정성을 묻는 항목에서는 58%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부총재보 등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보통'이라는 의견이 '긍정적' 평가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이는 내부 투명성과 소통 부족, 혹은 성과 평가 기준에 대한 불신이 일부 존재함을 시사한다.
급여 개선 여부에 대해서도 '보통'이라는 응답이 37%로, ‘개선됐다’는 응답(29%)보다 많았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맞물린 최근 몇 년 동안 실질 임금에 대한 체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원들은 처우 개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이러한 평가 흐름은 이 총재의 정책적 리더십에 대한 기본 신뢰는 유지되고 있지만, 동시에 내부 경영과 인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은행이 정책적 신뢰와 조직 내부 만족도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보완책을 마련할지가 주목된다. 특히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정한 인사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정책 실행력 제고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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