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DOJ)가 ‘가상자산 폰지 사기’ 혐의로 벤처캐피털을 자처한 골리앗 벤처스(Goliath Ventures) 수장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델가도(Christopher Alexander Delgado)를 체포했다. 투자자 피해액은 약 3억2800만달러(약 4820억원)로 추산된다.
이번 사건은 ‘유동성 풀(liquidity pool) 투자’라는 그럴듯한 포장 아래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막는 전형적인 폰지 구조가 수년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각심을 키운다. 특히 합법적 투자사처럼 보이게 만든 마케팅과 대외 행사가 피해 확산의 촉매로 작용했다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미 플로리다 중부지검(U.S. Attorney’s Office for the Middle District of Florida)은 보도자료를 통해 델가도가 골리앗 벤처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며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는 과거 ‘젠지 벤처 펌(Gen-Z Venture Firm)’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문서에 따르면 델가도는 2023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피해자 자금을 가상자산 ‘유동성 풀’에 운용한다고 주장하며 투자를 유치했다. 그는 매월 일정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 모집을 지속했다.
피해자들은 자선 후원, 고급 이벤트, 전문적으로 제작된 홍보물, 지인 소개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델가도는 사기가 ‘정상 투자’처럼 보이도록 일부 투자자에게 매월 수익금 형태의 지급을 진행했고, 이 지급 자체가 다시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는 신뢰 장치로 활용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고전적인 폰지 사기”로 규정했다. 실제로는 가상자산 프로토콜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새로 들어온 투자금으로 기존 고객에게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델가도는 피해자들로부터 총 3억2800만달러(약 4820억원)를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 내용에는 투자 원금 반환을 요구한 일부에게는 자금을 돌려줬지만, 동시에 피해자 자금이 호화 비즈니스 모임과 연말 파티, 고급 여행 및 숙박 등 사치성 지출에 사용됐다는 대목도 포함됐다.
특히 델가도는 피해자 자금으로 주거용 부동산 4채를 매입하면서 총 115만달러~850만달러(약 16억9000만원~125억1000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이들 자산이 모두 피해자 자금으로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델가도는 현재 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며, 미 정부는 ‘범죄 피해자 권리법(Crime Victims’ Rights Act)’에 따른 절차 진행을 위해 골리앗 벤처스 피해자들에 연락을 요청했다.
사건 수사는 국토안보수사국(HSI)과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IRS-CI)이 계속 진행 중이다. 델가도가 통신사기(wire fraud)와 자금세탁(money laundering) 등 혐의 전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연방 교도소에서 최대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가상자산을 내세운 폰지 사건에 대한 사법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외신은 지난주에도 프리토리언 그룹 인터내셔널(PGI) 최고경영자(CEO) 라밀 벤투라 팔라폭스(Ramil Ventura Palafox)가 비트코인(BTC) 기반 폰지 사기로 최소 9만명에게서 2억달러(약 2944억원)를 편취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연쇄 사건은 ‘고수익 보장’과 불투명한 운용 구조를 내세운 투자 권유에 대한 경계가 시장 전반에서 다시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매월 고정 수익’, ‘프로처럼 운용’, ‘유동성 풀 투자’ 같은 문구는 그럴듯하지만, 이번 골리앗 벤처스 사건이 보여주듯 핵심은 하나입니다.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Real Yield), 운용 구조가 검증 가능한지입니다.
겉으로는 VC, 안으로는 돌려막기였던 고전적 폰지 구조는 화려한 마케팅과 행사, 후기성 지급으로 신뢰를 만들고 피해를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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