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FIU 일부영업정지 취소 소송 승소…가상자산 규제 기준 흔드나

| 김서린 기자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영업 일부정지’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하며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 기준에 의미 있는 선례를 남겼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법원이 사업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 “구체적 지침 없는 상황…중과실 보기 어려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FIU가 두나무의 조치 미비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판단해 제재했지만, 당시 규제당국이 명확한 이행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두나무가 나름의 대응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후적으로 불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의무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FIU가 제시한 사정만으로는 제재 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4만5000건 거래 놓고 불거진 특금법 충돌

이번 분쟁은 2025년 2월 FIU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두나무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시작됐다.

FIU는 업비트가 해외 미신고 사업자 19개사와 약 4만5000건의 거래를 지원했고, 수차례 중단 요청에도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명확인 절차 미비와 고객 확인 의무 위반도 문제 삼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두나무에 3개월간 신규 가입자 입출금을 제한하는 ‘영업 일부정지’와 함께 이석우 전 대표에 대한 문책 경고를 통보했다. 두나무는 즉각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 소송으로 맞섰고, 법원은 지난해 3월 집행정지를 먼저 인용한 바 있다.

가상자산 규제 기준 ‘해석 싸움’ 본격화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의무 이행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규제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향후 유사 분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한빗코 역시 FIU의 과태료 처분 항소심에서 승소한 전례가 있어, 업계 전반에서 규제 대응 기조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현재 FIU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인 빗썸의 대응에도 이번 판결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규제와 책임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이 점차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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