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금융회사 경영과 감독 체계 안에 상시적으로 자리 잡게 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 내부에 포용금융최고책임자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포용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검사·제재 부담과 면책 범위도 함께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감독총괄분과의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분과에는 민간 분과장인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민간 위원 12명과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다. 감독총괄분과는 포용금융 정책의 큰 방향을 설계하고, 이를 일시적 과제가 아닌 항구적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논의 과제는 크게 네 갈래다. 먼저 포용금융의 방향성을 정리하는 작업에서는 국내외 흐름과 우리 금융법 체계의 현황을 함께 점검하고, 향후 법제화 가능성과 제도 정비 방향을 살핀다. 특히 디지털 금융환경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모바일 앱이나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저신용자, 장애인 같은 금융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도 핵심 의제가 된다. 포용금융은 단순히 대출 문턱을 낮추는 개념을 넘어, 필요한 금융서비스에 불이익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정책 전반을 뜻한다.
금융회사 내부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포용금융최고책임자 도입 방안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자처럼 포용금융을 전담하는 책임 체계를 두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당국은 이 직책의 권한과 업무 범위, 내부통제 반영 방식, 포용금융종합평가와의 연계, 기존 금융소비자보호 체계와의 정합성을 함께 따져볼 계획이다. 포용금융을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경영평가와 내부 규율에 연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함께 논의되는 면책 문제는 금융회사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설 때 사후 책임 부담 때문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줄이려는 취지다. 당국은 포용금융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검사, 제재, 면책 이슈를 살피고 다른 분과의 제도개선 논의와 보조를 맞춰 면책 범위와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별도 소분과인 자산형성 분과에서는 금융 발전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만 쏠려 격차를 키우지 않도록 취약계층 금융교육, 청년 자산형성 지원,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방안도 논의한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금융접근성과 이용도 측면에서 주요 해외 국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인 만큼, 국제 논의를 뒤따라가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형 포용금융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감독총괄분과는 앞으로 월 1~2회 회의를 열어 방안을 다듬고, 이를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포용금융이 복지 보완책을 넘어 금융산업의 평가 기준과 감독 원칙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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