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 유비에스 규제, 스위스중앙은행 재지지

| 류하진 기자

스위스중앙은행(Swiss National Bank·SNB)이 유비에스(UBS·$UBS)의 해외 자회사 지분을 보통주자본(Common Equity Tier 1·CET1)으로 전액 뒷받침하도록 하는 정부안을 다시 지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붕괴 이후 스위스 금융 안정 규제가 유비에스의 자본환원과 경쟁력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앙투안 마르탱(Antoine Martin) 스위스중앙은행 부총재는 26일 스위스 바젤대학 행사에서 “두터운 자본을 가진 은행이 반드시 상업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 여력이 큰 은행들이 어려움에 빠진 경쟁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4월 22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이 외국 자회사 지분을 CET1으로 100% 뒷받침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채택했다. CET1은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되는 핵심 자본으로, 손실을 먼저 흡수해 은행 건전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쓰인다.

정부는 크레디트스위스 사태에서 현행 제도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봤다. 외국 자회사 지분이 충분한 CET1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위기 때 모회사의 자본비율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추산으로는 유비에스가 약 200억 달러(약 27조6600억원)의 CET1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2026년 1월 1일 도입됐다고 가정하면 실제 부족분은 약 90억 달러(약 12조4470억원)였다고 정부는 밝혔다.

스위스중앙은행은 7월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 조치를 표적화되고 비례적인 방안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준비금을 포함하면 유비에스가 외국 자회사 지분 전액 뒷받침 요건을 충족할 충분한 자본을 이미 갖췄다고 적었다.

유비에스는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본다. 유비에스는 공식 입장문에서 정부안이 외국 자회사 지분 전체가 한꺼번에 가치를 잃는 비현실적 상황을 과도하게 상정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제안된 조치의 자본 영향이 220억 달러(약 30조4260억원)라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 매년 약 16억 달러(약 2조2128억원)의 자본 비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쟁점은 추가자본(Additional Tier 1·AT1) 채권 인정 범위다. AT1은 위기 때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해 손실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은행 자본증권이다.

스위스 상원 경제·세무위원회는 8월 11일 정부안에 대한 절충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일부 의원은 CET1 전액 적립 대신 AT1 채권으로 일부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번 논쟁은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붕괴와 유비에스 인수 이후 추진된 스위스 대형은행 규제 개편의 연장선에 있다. 스위스 당국은 대형은행 부실이 납세자 부담으로 번지는 구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비에스에는 자본 안전판 강화와 주주환원 여력 사이의 균형이 핵심 과제다. 당국은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앞세우고, 회사는 국제 기준과 비례성을 강조하며 부담 수준을 낮추려 하고 있다.

앞서 스위스 의회는 유비에스 자본규제 결론을 미뤘고, 이후 논의는 AT1 인정 여부와 CET1 적립 범위로 좁혀졌다. 같은 사건의 후속 논의라는 점에서 새 쟁점은 스위스중앙은행의 재지지 발언과 8월 31일 회의 일정이다.

이번 사안은 가상자산 규제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글로벌 은행의 자본 여력과 자사주 매입, 금융 안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라는 점에서 위험자산 시장에도 정책 변수로 거론될 수 있다.

스위스 상원 경제·세무위원회는 8월 31일 유비에스 자본규칙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합의 여부에 따라 해외 자회사 지분에 대한 CET1 전액 적립 원칙과 AT1 인정 범위가 다시 조정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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