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선언에 트럼프 맹비난…美 대선 변수 부상

| 김민준 기자

미국 내 양당 체제에 도전장을 낸 일론 머스크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일론 머스크가 완전히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다"며 "최근 5주 동안 그는 단순한 ‘열차 사고’처럼 되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에서 제3정당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미국 정치 시스템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머스크의 시도를 현실성이 없는 ‘정치적 모험’으로 일축했다.

머스크는 몇 시간 전 자신의 X(옛 트위터) 플랫폼을 통해 '아메리카당' 창당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 새로운 당의 목표가 기존 공화당과 민주당 양자 구도를 깨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최근 통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세금·지출 법안이 기준선을 넘었다며, 자신이 정치 무대에 직접 뛰어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13일 의회를 통과했다.

머스크의 행보는 공화당 표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역구의 공화당 후보들을 직접 겨냥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부 공화당 후보들의 낙선을 유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미국 정치사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외 제3당이 주목을 받는 사례는 드물다. 일부 주·지자체 선거에서는 제3당 후보가 당선된 적도 있으나, 대통령 선거에서 실질적으로 승리한 것은 1856년 공화당이 처음 주요 정당으로 부상한 이래 전무했다.

이번 갈등은 머스크와 트럼프, 두 억만장자의 정치적 노선 차이가 노골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즈니스 엘리트’로서 한때 유사한 정치적 입장을 공유했던 두 사람의 갈라선 행보는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지형에 변수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