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3조 원대 공사 감사 착수…파월 의장 해임 압박 수위 ‘최고조’

| 손정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본부 리노베이션 사업에 대해 감사성 실사에 나선다. 총 25억 달러(약 3조 4,750억 원)에 달하는 이번 공사에 대해 사업비 과잉 지출 및 예산 유용 의혹이 불거지며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향한 정치적 압박이 최대치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번 실사는 미 언론 세마포(Semafor)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으며, 백악관 제임스 블레어 부비서실장은 이를 공식 확인하고 “실제 설계가 변경됐는지 여부부터 확인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사단에는 상원 은행위원장 팀 스콧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둘러싼 불신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그는 파월을 가리켜 “연준 역사상 최악의 의장”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파월의 행보를 문제 삼아왔던 트럼프는, 이번 리노베이션 사업을 빌미로 파월 해임 여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번 공사 계획이 불필요한 낭비가 아니라 필수적인 개·보수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930년대에 지어진 두 건물에 대해 석면 제거와 구조 보강, 배관 및 소방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등의 노후 시설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을 관리예산처(OMB)에 제출한 공문을 통해 밝혔다. 또한 국민 세금의 효율적 사용과 직원의 안전 확보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사가 단지 예산 집행을 점검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연준의 독립성에 도전하려는 정치적 압박인지는 시장의 관심사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지명기간 마지막 해를 맞은 파월 의장에게 이런 공격은 연임 불가 여론을 보다 치열하게 만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예산 검토를 넘어, 연준의 정책 독립성 문제와 관련된 중대한 갈림길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연이어지는 비판과 정치권의 압박 속에서 파월 의장과 연준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가 향후 미 연방금융정책의 핵심 축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