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야권 유력주자 출마 무산… 8선 도전 비야 대통령 재집권 탄력

| 연합뉴스

카메룬의 야권 유력 인사였던 모리스 카모가 다가오는 10월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8선에 도전하는 폴 비야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현지 언론인 더가디안포스트 등에 따르면, 카메룬 헌법위원회는 8월 5일(현지시간) 야당 '아프리카신독립민주주의운동(MANIDEM)' 소속 모리스 카모 후보의 대선 후보 등록에 대해 공식 기각 결정을 내렸다. 카모는 지난달 선거관리위원회가 등록을 거부하자 헌법위원회를 통해 항고했지만, 다시 한 번 문턱을 넘지 못했다.

모리스 카모는 2018년 대선에서 야당 ‘카메룬르네상스운동(MRC)’의 후보로 나서 14%를 득표하며 2위를 기록한 인물이다. 당시 7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된 폴 비야 대통령의 최대 경쟁 상대로 주목받았던 만큼, 그의 이번 출마 무산은 야권 결집의 동력을 크게 약화시킨 계기가 됐다. 특히, 그의 본래 정당인 MRC가 2020년 총선과 지방선거를 보이콧한 탓에 공식 후보를 낼 수 없게 되자, 그가 새롭게 MANIDEM 소속으로 출마하려 했던 상황이었다.

이번 출마 자격 박탈로 사실상 현직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낼 수 있는 강력한 야권 후보가 사라지며, 1982년부터 무려 43년간 권좌를 지켜온 비야 대통령의 장기 집권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92세인 그는 지난해 7월 집권당인 '카메룬국민민주운동(CPDM)'의 공식 후보로 8선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10월 12일 예정된 대선에는 총 83명이 후보 등록을 신청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비야 대통령을 포함해 단 13명을 승인했다. 이후 헌법위원회가 소속 정당의 적격성을 이유로 진보운동당 힐레어 지팡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최종 후보는 12명으로 줄었다.

이러한 정치 구조는 카메룬의 민주주의 성숙도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제기되는 후보 자격 제한, 야당의 제약된 활동 범위 등은 향후 정치적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의 대선 결과와 함께, 향후 권력이 어떻게 재편될지는 인접 지역의 정세와도 맞물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