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에 회원을 모집하고 수수료를 챙겨온 일당이 경찰에 검거돼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수백억 원대의 불법 베팅이 이뤄진 범죄 구조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20대 A씨 등 총 7명을 도박 공간 개설 혐의로 구속해 8월 6일까지 검찰에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4월부터 최근까지 약 2년간 캄보디아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 2곳의 회원 유치 활동을 벌이며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모집된 회원 수는 4천 명에 달했다.
이들 조직은 국내에 사무실을 마련해 활동했으며, 불법 사이트 운영진과 연결된 중간책(소위 ‘상선’)과 긴밀히 연락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 모집 방식은 온라인 광고와 전화 권유 방식이 병행됐는데, 특히 스포츠 중계 앱에 광고를 띄우거나 상선이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전화를 거는 방식이 활용됐다.
회원들이 해당 도박사이트를 통해 베팅한 금액은 약 47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손실액이 약 330억 원에 이를 만큼 대부분의 참가자가 피해를 입었다. 모집책들은 이 손실액 가운데 많게는 45%까지 수수료를 챙겼으며, 경찰은 이들 조직이 총 10억 원가량의 부당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범죄 조직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 일대 아파트 및 빌라 등을 옮겨 다니며 사무실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경찰이 다른 사건 관련자 동선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활동이 포착되면서 수사에 급물살을 탔다. 현장에선 암막 커튼으로 가려진 거주 공간에 다수 남성이 접근하는 모습이 의심을 샀고, 이는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A씨 일당을 차례로 검거해 구속한 데 이어, 이들과 연계된 국내외 모집책과 사이트 운영진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불법 도박이 단순한 개인 범죄 수준을 넘어 조직적이고 치밀한 구조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국내외 연계를 통한 대응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불법 도박 산업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와 관련 대책 마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 유출과 온라인 광고를 통한 범죄 유입 경로에 대한 정책적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