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산망 화재에 민원 대혼란…IC카드·여권 발급 중단

| 연합뉴스

정부 전산망을 운영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일부 행정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국 주민센터 등에서는 주민등록증(IC카드)과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같은 기본 민원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9월 말 발생한 것으로, 정부의 핵심 데이터를 다루는 전산 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행정 업무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정부 각 부처의 데이터 서버를 통합관리하는 기관으로, 이런 장애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 이상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로 서울 동대문구를 포함한 일부 지역 주민센터에는 민원 발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현장에서 업무를 보려던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이번에 일부 민원 발급이 중지된 것은 중앙 시스템에 접근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조치로, 해당 기능 복구에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고 직후 긴급 대응팀을 꾸려 시스템 복구에 나섰고, 서비스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전산망이 일부 중단 상태에 있기 때문에 주민등록, 여권, 출입국관리 등 일부 핵심 행정 서비스는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보기반시설의 마비는 단지 불편을 초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행정에 의존하는 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행정 전산망이 하나의 거점으로 집중되어 있는 현 구조에서는 사고 발생 시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향후에는 주요 전산시설의 백업체계 강화와 데이터 분산관리 등 위기 대응 체계를 보다 공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디지털 행정 기반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