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울산 KTX 복합환승센터서 전격 철수…10년 개발 백지화

| 김민준 기자

KTX울산역 일대에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려던 롯데의 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비전 선포와 함께 시작돼 '동해남부선 중심의 서부 울산 개발 구상'의 핵심축으로 꼽혀왔지만, 민간사업자인 롯데가 10년 만에 손을 떼기로 하면서 사업 자체가 사실상 백지화됐다.

롯데울산개발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총 3만7,732㎡ 규모의 환승센터 예정 부지와 주차장 등 자산을 울산도시공사에 매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561억 원, 이는 롯데가 해당 부지를 2016년 매입했던 당시의 구매가와 동일하다. 롯데 측은 토지 보유 및 관리에 따른 추가 비용이 400억 원 가량 발생했다며, 손실을 감수한 결정이라 해명했다.

해당 사업은 애초 3,125억 원을 투입해 7만5,480㎡에 환승센터와 테마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은 여러 차례 지연됐고 계획 자체도 수정을 거듭했다. 영화관 시설은 빠지고, 임대에서 분양 방식으로 전환하는 변동이 이어졌으며, 일부 토지에 주거시설을 넣으려던 시도가 지역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는 등 수년간 갈등만 반복되어 왔다.

롯데는 그간 “사업 중단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실질적인 공사 진척률은 10%에도 못 미쳤고 현장 작업은 오래전부터 멈춰 선 상태였다. 울산시에서는 이번 결정을 일방적인 손절로 간주하며, 시민의 재산권 침해와 지역 개발 지연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울산시는 해당 토지를 되사들여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공공주도 방식으로 재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 관계자는 환승센터가 공공 인프라로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만큼, 시민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토지 정리부터 서둘러 마무리하고 이후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역 사회에서는 롯데의 철수 결정에 대해 “10년간 울산 시민의 기대만 부풀려 놓고, 결국 손해 날 것 같으니 발 빼는 모습”이라며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한 지역 주민은 “시간도 돈이라는데, 울산은 10년을 허비하고 있다”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번 철회로 울산 서부권 개발의 동력이 한동안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시는 중장기 계획을 재정비해 복합환승센터 기능 도입을 지속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