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향후 실적에 막대한 손실을 반영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본격적으로 제한하면서, 회사는 올 회계연도 1분기에 약 55억 달러(약 7조 9,200억 원)의 손실을 계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다시 격화된 결과로, 엔비디아는 해당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6% 급락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9일 엔비디아 측에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사실상 무기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 칩은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지만, 기존의 수출 규제에 맞춰 중국용으로 개발된 제품이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실적에 H20 칩 관련 재고와 구매 계약, 그리고 관련 충당금 등으로 인해 55억 달러 규모의 일회성 충격을 반영하겠다고 공시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20%에서 10% 이하로 축소됐으며, 향후 거의 ‘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출 제한 강화 조치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AMD)에도 영향을 미쳤다. AMD의 MI308 칩 역시 새로운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약 6% 하락했다. 이에 따라 향후 AI 칩 생산 기업들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로 전용되거나 군사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도 자국 내 AMD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로 맞대응하며 양국 간 갈등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5월 28일에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번 수출 제한에 따른 손실 내역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의 AI 칩 규제 방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중국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본격적인 전략 수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