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이패스, 인간·AI·RPA 연결한 ‘에이전틱 자동화 플랫폼’ 공개

| 김민준 기자

기업용 자동화 솔루션의 선두주자인 유아이패스(UiPath)가 새로운 '에이전틱 자동화 플랫폼(Agentic Automation Platform)'을 공개하며, 인공지능 기반 에이전트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합한 차세대 업무 자동화 전략을 제시했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인간, AI 에이전트, RPA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기업이 에이전트를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유아이패스의 공동 창업자 겸 CEO 다니엘 다인스(Daniel Dines)는 현시점에서 대부분의 AI 에이전트는 완전한 자율 작동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그 이유는 생성형 AI의 기본 기술인 대규모 언어 모델이 비결정적(nondeterministic)이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그는 "현재 에이전트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채팅봇의 확장에 불과하다"며 "간단한 대화 입력을 바탕으로 행동을 추출하는 방식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자동화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아이패스는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AI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을 도입했다. 마에스트로는 에이전트의 입력을 해석하고 실행 단위로 분할한 뒤, 인간의 승인을 거쳐 RPA 시스템에 전달하는 일련의 작업 흐름을 조율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중요한 결정에서 인간의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작업은 신뢰도 높은 RPA가 수행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다인스는 이를 두고 “에이전트의 무제한적인 자율성을 걱정하는 기업 입장에선 이상적인 혼합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유아이패스는 마에스트로 기반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 표준과도 연동 중이다. 구글의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gent-to-Agent)' 통신 프로토콜과의 호환성을 확보했으며, 오픈 멀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랭체인(LangChain)과의 통합도 완료했다. 또, 앤트로픽(Anthropic),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같은 주요 AI 파트너의 기술과 연계해, 기업용 에이전트의 실용성을 높이고 있다.

다인스는 "결국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읽고 판단하는 도구이며, 그 판단을 기반으로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자동화 계층이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에이전트가 지금보다 훨씬 더 결정론적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도, 현재로선 인간과 자동화 간의 중재자로 활용되는 것이 최적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CRM), 서비스나우(NOW), 라이터(Writer) 등 경쟁업체도 잇따라 에이전트 플랫폼을 발표하며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아이패스는 지나친 기대감이나 과장된 자동화 수사를 지양하고, 더 안전하고 현실적인 에이전트 운용 전략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산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유아이패스의 절제된 접근법이 향후 시장에서 얼마나 널리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