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타고 이퀴닉스(EQIX) 1분기 실적 '껑충'…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

| 김민준 기자

디지털 인프라 기업 이퀴닉스(EQIX)가 2025년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분산형 인프라 수요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 흐름에 발맞춘 기술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퀴닉스는 3월 31일 마감된 1분기 회계 기준으로 주당 순이익(EPS) 3.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43달러보다 44%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금융 전문가들이 예상한 2.95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5% 증가한 22억 5,000만 달러(약 3조 2,400억 원)를 거두며 시장 전망치인 22억 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3억 4,300만 달러(약 4,900억 원)로 전년보다 무려 48% 증가했다. 이는 영업이익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에 기반한 캐비닛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이퀴닉스가 전 세계에 보유한 데이터센터 캐비닛 수는 29만 1,300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78%가 가동 중이다. 이 같은 설비 활용률은 1분기 반복 매출 20억 8,700만 달러(약 3조 원)를 견인했다. 전체 매출의 9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분기 사업 성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인터커넥션 네트워크 플랫폼 강화다. 이퀴닉스는 2월에 자사 핵심 플랫폼인 패브릭(Fabric)과 클라우드 라우터에 가시성 향상 및 계약 기반 요금제를 도입했다. 대역폭 알림, 웹훅 통합 기능, 포트 인벤토리 인터페이스 재설계 등 고객 기능 확장이 이뤄졌으며, 경로 집계정책 및 Z-사이드 서비스 토큰 지원도 추가됐다.

AI 인프라 강화에도 속도를 냈다. 올해 초, 델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AI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기로 발표했다. 이 협력은 델의 하드웨어 역량과 이퀴닉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AI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기업 고객에게 보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퀴닉스의 최고경영자 아데어 폭스 마틴(Adaire Fox-Martin)은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는 데다, 건강한 재무 구조와 고객 전반의 성장 모멘텀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추진하는 전략이 확실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 주요 재무 지표 전반에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퀴닉스는 2025년 전체 연간 실적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다. 조정 EPS는 37.36~38.17달러, 연간 매출은 91억 7,500만 달러(약 13조 2,100억 원)에서 92억 7,500만 달러(약 13조 3,500억 원) 사이로 제시됐다. 이는 직전 가이던스보다 5~6% 높은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퀴닉스의 이러한 실적 호조가 AI 및 디지털 전환 수요 지속과 맞물려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맞물려 상호 연결성을 높이는 설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이퀴닉스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