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응 부서가 다양한 시스템에 흩어진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데 극히 한정적인 도구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스타트업 코랄(Korl)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나섰다. 코랄은 오픈AI(OpenAI), 제미니(Gemini),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AI 모델을 유기적으로 조합하는 플랫폼을 출범하며, 고객 데이터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레젠테이션, QBR, 갱신 제안서 등을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코랄은 고객 리스트, Jira 문서, Salesforce 대시보드, Figma 디자인, Google Docs 메모 등 다양한 출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하나의 통합된 구조로 정리해준다. 핵심은 멀티에이전트 방식으로 구성된 AI 파이프라인이다. 이 시스템은 각 문맥에 따라 가장 적합한 AI 모델을 선택해 적용함으로써, 콘텐츠 제작의 정밀도와 속도를 동시에 확보한다. 예컨대, 단순한 자료 요약은 GPT-4o를 활용하고, 더 정교한 분석이나 서사 전달은 클로드 3.7을 활용하는 식이다.
코랄의 CEO 베릿 호프만(Berit Hoffmann)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엔지니어링 조직은 고도화된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반면, 고객지원 부서는 여전히 피상적이고 파편화된 도구에 의존하고 있다”며, “코랄의 최대 강점은 제품과 고객 상황에 대한 깊은 문맥을 기반으로 실제로 고객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완성된 자료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은 ‘자동 필드 매핑’ 기능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 간 필드 명이 달라도 의미적으로 유사한 지표를 매칭해주는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도입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불일치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 여정과 제품 활용도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많은 고객들이 “우리 내부 데이터는 너무 지저분하거나 불완전하다”고 우려했지만, 코랄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AI 기반 파이프라인을 통해 그 장벽을 극복했다.
데이터 해석도 표면적 수치의 나열이 아니라, 이를 해석해 “어떤 인사이트가 고객에게 ‘의미 있게’ 전달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코랄은 슬라이드에 담긴 그래프 하나하나가 어떤 사업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AI가 의견을 구성하도록 설계됐다.
시장에는 이미 Clari, Gainsight 등 유사 플랫폼이 있지만, 코랄은 제품 로드맵과 고객 행동의 교차 분석을 핵심 역량으로 내세운다. 또, 기업별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학습해 자동 슬라이드 구성 시 시각적 일관성까지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분석 레포트를 넘어서, 실제 영업·지원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문서 품질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코랄은 운영 효율성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고객 미팅을 위한 발표 자료 준비 시간이 수 시간에서 단 몇 분으로 줄어들었으며, 초기 고객들인 데이터캠프와 센도소는 이 효율성을 가장 큰 성과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센도소의 최고고객책임자(CCO) 아미르 유네스는 “코랄 덕분에 영업 팀이 제품 기능 업데이트에 즉각 대응하며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플랫폼 출시는 MaC 벤처 캐피탈과 언더스코어 VC가 공동 주도한 500만 달러(약 72억 원)의 시드 투자와 함께 이뤄졌으며, VMware 창립자이자 전 구글 클라우드 CEO인 다이앤 그린도 투자에 참여했다. 코랄은 이러한 자금을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 고객 확대와 플랫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AI 도입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열쇠로 부상하는 오늘날, 코랄은 ‘고객 커뮤니케이션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