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벨, 투자설명회 연기·실적 가이던스 축소…주가 하루 만에 11% 급락

| 김민준 기자

마벨 테크놀로지(MRVL)가 투자자 행사를 연기하고 분기 실적 전망을 축소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을 직접적인 이유로 지목한 이 조정에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고, 마벨 주가는 하루 만에 11% 급락하며 나스닥 하락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원래 오는 6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마벨의 투자자 설명회는 내년 중 특정일로 연기됐다. 회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세 변화가 빠른 거시경제 환경"을 일정 변경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기존 ±5%에서 ±2% 범위로 조정하며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예상 매출 중심값은 여전히 18억 7,500만 달러(약 2조 7,000억 원)로 유지되지만, 성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맷 머피(Matt Murphy) 최고경영자(CEO)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춤형 AI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진전이 크다고 밝혔으며, 다음 달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릴 기업 기술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맞춤형 AI 인프라 기술에 대한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주제는 곧 있을 웨비나의 핵심 콘텐츠로도 다뤄질 예정이다.

2025년 들어 마벨 테크놀로지 주가는 이미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AI 수요 편중, 경쟁 심화 등의 구조적 도전과 맞물려 시장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AI 반도체 산업에서 엔비디아(NVDA)에 집중되는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벨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술력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벨의 AI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맞춤형 실리콘 기술이 AI 인프라 차별화의 핵심 기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긍정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다만 이번 투자자 행사 연기가 자칫 수익성과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될 경우, 주가 하락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