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진짜 승부' 시작… 우버·테슬라가 이끄는 뉴게임

| 김민준 기자

자율주행차 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은 한발 물러난 모습인 반면, 우버와 테슬라 등 대형 전략적 투자자들이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우버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위라이드(WeRide)에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하며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했다. 이번 투자로 위라이드는 향후 5년간 15개 도시에 더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며 이동서비스 산업 내 입지를 키우게 된다.

이번 발표는 양사가 지난해 아부다비에서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동 출범시킨 데 이어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한편 지난달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가 연내 로보택시 출시 계획을 재차 언급하면서 소비자 시장을 더욱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기술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여전해 그 실현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선도 뒤따른다.

이 같은 불확실성 탓일까. 자율주행 기업에 대한 VC 자금 흐름은 최근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들어 VC 기반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투입된 자금은 총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2024년 121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에서 90% 이상 감소한 수준이며, 2023년의 59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또한 올해 분야 내 최대 투자 유치는 자율주행차가 아닌 드론 스타트업 쉴드AI(Shield AI)가 올린 2억 4,000만 달러(약 3,460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해에는 알파벳(GOOGL)의 자회사 웨이모(Waymo)가 56억 달러(약 8조 1,000억 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대규모 전략 투자자들이 자율주행 분야를 장악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년간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던 벤처 자금이 회수 불확실성과 장기 수익성 문제를 직면하면서, 리스크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의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부정적 신호만은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증 단계를 넘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환기적 신호로도 볼 수 있다는 게 실리콘밸리 내 일부 분석이다. 향후 시장은 상용화와 실제 서비스 모델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