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안 스타트업 발라리안, 100억 투자 유치…정부급 방어 플랫폼 육성

| 김민준 기자

발라리안 테크놀로지스(Valarian Technologies)는 위험 허용이 불가능한 핵심 컴퓨팅 환경을 위한 보안 인프라 재정립을 목표로 700만 달러(약 100억 8,000만 원)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스콧 벤처스와 아르티스 벤처스를 필두로 몰텐 벤처스, IQ 캐피털, MD 원, 그리고 엔젤 투자자인 고쿨 라자람이 참여했다. 이로써 발라리안의 누적 투자금은 총 2,000만 달러(약 288억 원)에 이르게 됐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발라리안은 ACRA라는 독자적인 보안 플랫폼을 개발해 내세우고 있다. 이 플랫폼은 시스템 전반의 철저한 ‘격리’, ‘접근 제어’, ‘감사 가능성’, ‘통제’를 기본 구조로 탑재해 외부 위협으로부터 민감 정보와 운영 연속성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모든 데이터 흐름과 사용자는 기본 설정부터 차단되고 격리된 상태에서 출발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보안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게 특징이다.

ACRA는 특정 인프라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 플랫폼으로, 장소와 관계없이 기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동화된 격리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프라이빌리지를 갖춘 통신 시스템’과 ‘외부 메시지 추적 시스템’이 개발되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를 정부 수준의 보안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라리안 디펜스(Valarian Defence)’ 제품을 발표했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맥스 부찬과 조시 맥러플린은 각각 국제 금융업계 출신과 팔란티어 및 미 육군 출신으로, 서로 다른 보안 경험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시스템의 단편적 보안 해법으로는 민감한 정보와 협업 활동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부찬은 “현재의 컴퓨팅 환경은 공유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제는 보안이 옵션이 아닌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날이 고도화되는 위협 환경 속에서 임기응변식 대응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맥러플린에 따르면 정부 기관과 규제 산업에서의 보안 요구는 단순한 데이터 보호 수준을 넘어서며, 침해 사고가 의사결정 능력과 운영 대응력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라리안 디펜스는 극도로 제한적이고 복원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조직이 위기 속에서도 통제력을 잃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발라리안은 미국 및 기타 국가 정부기관과의 협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동시에 해당 플랫폼의 배포 채널도 전략적으로 다각화해, ‘기존 클라우드 또는 사내 시스템에 보안을 덧씌우는 방식’이 아닌 ‘보안을 내재화한 환경’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가 안보와 민간 인프라 보호를 한층 더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기업 보안뿐만 아니라 정부 수준의 정보 보호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려는 발라리안의 행보는, AI 보안위협이 급증하는 현시점에서 전략적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발라리안이 보안 인프라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