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버네티스가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만 주목받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특히 인공지능(AI) 워크로드를 운용하고 확장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구글과 그 산하의 쿠버네티스 엔진(GKE: Google Kubernetes Engine), 클라우드 런(Cloud Run) 등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AI 중심의 클라우드 환경 수요에 발맞춰 GKE와 Cloud Run의 기능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컨테이너 기반 개발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쿠버네티스는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도입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GKE는 소규모 모델부터 대규모 생성형 모델까지 유연하게 학습·배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특히 모델 버전 관리와 대규모 인프라 자원을 요구하는 작업에 있어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AI가 산업 전반에서 실질적인 도구로 자리잡게 되며, 이제 모델을 ‘훈련’하는 단계만큼이나 이를 API를 통해 ‘추론’(inference)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AI 인프라 제품 매니저인 브랜든 로열은 “모델을 단순히 개발하는 것을 넘어, 실제 기능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배치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이 복잡한 인프라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GKE는 추론 중심 확장성과 자동화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쿠버네티스 생태계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GKE 오토파일럿(GKE Autopilot)과 같은 도구를 도입하며, 인프라 배치의 복잡성을 대폭 줄이고 있다. 전통적인 대형 서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천 개의 소형 컨테이너를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구조는 기업들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가능케 한 핵심 변화다.
컨테이너의 강점은 단순히 이동성과 독립성에 그치지 않는다. 서버리스 컨테이너 런타임인 Cloud Run은 GPU 등 고성능 하드웨어를 온디맨드 방식으로 제공하면서, AI 추론 비용 절감이라는 기업들의 당면 과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샤오 유농은 “추론 비용은 이제 AI 인프라의 가장 큰 과제”라며 “출시된 클라우드 런은 고비용 전용 장비 확보의 압박 없이 유연한 추론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레알은 AI 챗봇 도입에 Cloud Run을 활용하고 있으며, 쇼피파이 또한 대규모 쇼핑 이벤트의 급격한 트래픽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실시간 추론과 민첩한 인프라 확장이 가능한 점이 이들의 사례에서 가장 돋보인다.
쿠버네티스의 진화는 AI에 특화된 자원 할당 기능, 고성능 하드웨어 최적화, 지능형 자동화를 포괄하면서, AI 워크로드를 위해 설계된 전용 인프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쿠버네티스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제이고 맥레오드는 “쿠버네티스가 이제는 하드웨어 통찰력이 높은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리소스 할당을 자동화해 사용자의 수고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술이 인간의 삶 전반에 닿기 시작하며, 쿠버네티스 생태계도 더는 단순 기술 커뮤니티에 머무르지 않는다. 구글 주요 인사들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쿠버네티스의 진화 과정에 더 많은 참여자들이 기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전문가 바비 앨런은 “이제는 모두가 이 흐름 속에 자신의 역할을 찾을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