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AI 인프라 수요 타고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매출 20조 원 돌파

| 김민준 기자

시스코(CSCO)가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네트워크 장비 중심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 전환이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시스코의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141억 달러(약 20조 3,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01억 6,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38억 달러(약 5조 4,700억 원)로 전년 동기 35억 5,000만 달러 대비 확대됐고, 주당순이익(EPS)도 전년의 0.88달러에서 이번 분기 0.96달러로 뛰어오르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렸다.

이번 실적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다. 최근 몇 분기 연속 진행 중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 급증이 시스코의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AI 연산을 뒷받침하는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주문이 집중되며 매출 성장의 핵심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스코가 단순한 네트워크 기업에서 AI 기반 인프라 공급자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하드웨어 의존 탈피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반 수익 모델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그중에서도 보안 소프트웨어와 구독 기반 플랫폼이 수익 안정화를 이끌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한 M&A는 여전히 활발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시스코는 보안, 협업툴, 클라우드 솔루션 분야에서 수십 건의 소규모 인수합병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왔다. 이번 분기 실적 호조 역시 그런 행보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향후 관건은 AI 전환 속도를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다. 경쟁사 대비 기술 선도력을 유지하면서도, 클라우드 대기업들로부터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코는 2025 회계연도 전체에 대해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를 발판 삼아 시스코는 주가 반등세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AI 인프라 수요가 향후 몇 년 간 지속될 것이란 시장 확신이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시스코는 그 성장의 중심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