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반도체 설계를 바꾸다… 코그니칩, 480억 시드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으로 반도체 설계 효율성을 높이려는 스타트업 ‘코그니칩(Cognichip)’이 약 480억 원($33M)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회사는 AI를 이용해 칩 설계 과정을 자동화하고, 개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하는 코그니칩은 현재 ‘ACI(Artificial Chip Intelligence)’라는 대형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ACI는 칩 설계 시 반복되는 수작업을 줄이고, 최적화된 설계안을 자동으로 도출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회사 측은 이 모델이 완전한 성과를 내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조기 적용만으로도 설계팀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드 라운드는 럭스 캐피털과 메이필드가 공동 주도했으며, FPV와 캔도우 벤처스도 참여했다. 코그니칩의 최고경영자 파라즈 알라에이(Faraj Aalaei)는 네트워크 칩 제조사 아캉티아(Aquantia)의 전 CEO로, 해당 기업은 2019년 마벨 테크놀로지(MRVL)에 약 6,500억 원($452M)에 인수된 바 있다. 코파운더로는 애플(AAPL), 구글(GOOGL) 등 주요 IT 기업 출신 엔지니어들이 이름을 올렸다.

코그니칩은 자사의 ACI 기술이 반도체 설계 비용을 최대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ACI는 각 칩의 성능과 효율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 최적의 형태로 설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오늘날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는 AI를 활용한 자동화 움직임이 이미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칩 설계 이후 수백만 가지의 변형을 실험해 최적의 성능을 도출하는 과정, 설계 오류를 조기에 검출하는 테스트 프로세스 등이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20년부터 자체 개발한 신경망 모델 ‘알파칩(AlphaChip)’을 통해 TPU 칩 설계의 배치 최적화를 자동화해왔으며, 해당 기술은 현재 4세대에 이르고 있다.

파라즈 알라에이 CEO는 “반도체 스타트업이 높은 비용과 긴 제품화 주기로 투자 유치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생성형 AI는 칩 설계의 근본을 재구성할 놀라운 전환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AI 기반 반도체 개발 플랫폼은 기존의 설계 프로세스를 대체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며, 산업 전반에 새로운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