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AI 시대 개인용 슈퍼컴퓨터 시장을 정조준하며 ‘DGX Spark’와 ‘DGX 스테이션’이라는 새로운 AI 특화 시스템을 대만 컴퓨텍스 2025에서 공개했다. 에이서, 기가바이트, MSI 등 대만 OEM 제조사들이 생산에 참여하고, 델, HP, 레노버 같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오는 7월부터 전 세계 시장에 본격 공급된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엔비디아의 그래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됐다. 그중 ‘DGX Spark’는 최대 1페타플롭(1,000조 회 연산)의 연산 성능과 128GB 유니파이드 메모리를 제공하는 데스크톱형 AI 개발 시스템이다. 반면 ‘DGX 스테이션’은 엔비디아 초고성능 GPU와 784GB 시스템 메모리를 탑재해 최대 20페타플롭의 AI 연산 성능을 발휘하는 워크스테이션급 제품이다. 두 시스템 모두 데이터센터 수준의 AI 작업을 로컬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기조연설에서 “AI는 실리콘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컴퓨팅 스택 전반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DGX Spark와 DGX 스테이션은 AI 혁신을 이끈 초기 DGX-1의 직계 후속작으로, 차세대 AI 연구개발을 위한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DGX Spark는 주로 개발자, 연구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지망생 등을 타깃으로 하는 반면, DGX 스테이션은 멀티 인스턴스 GPU 기능과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을 더해 엔터프라이즈급 인공지능 워크로드와 멀티 유저 환경에 맞춰졌다. 두 제품 모두 동일한 DGX 운영체제와 엔비디아 AI 소프트웨어 스택을 갖추고 있으며, 파이토치(PyTorch), 주피터(Jupyter), 올라마(Ollama) 등 친숙한 개발 도구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HP는 이미 해당 시스템 탑재 제품을 공개했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델 CEO는 “DGX Spark 및 DGX 스테이션은 AI 연산이 요구되는 지능형 워크로드를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려는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P 역시 ZGX 시리즈 제품을 앞세워 AI 연산을 위한 데스크톱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데스크톱 컴퓨팅 분야에서도 AI 성능 한계를 뛰어넘는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클라우드가 아닌 온프레미스 AI 연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고성능·고보안·고유연성을 갖춘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판단이다.
DGX Spark는 오는 7월부터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및 파트너 채널을 통해 예약 판매에 들어가며, DGX 스테이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업체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AI 컴퓨팅의 미래가 본격적으로 데스크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AI 역량이 필수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