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자사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노트북LM(NotebookLM)’의 모바일 앱을 전격 출시하면서, 학습 콘텐츠의 소비 방식을 다시 쓰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개최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공식 발표된 이번 모바일 앱은, 웹에서만 이용 가능했던 AI 도우미 기능을 안드로이드와 iOS 기반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 것으로, 오프라인 지원과 실시간 상호작용 등 한층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노트북LM은 본래 PDF, 웹사이트, 유튜브 링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AI가 요약해주는 노트 필기 도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AI 음성 진행자가 실제 사람처럼 토론을 진행하는 팟캐스트 형태로까지 발전하며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실제로 앱 출시 후 2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카테고리 2위, 전체 순위 9위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노트북LM 플랫폼의 월간 방문자는 48만 건을 돌파하며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은 특히 이동 중 사용성을 고려한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오디오 요약 기능이다. AI가 사용자가 업로드한 문서를 바탕으로 생성한 오디오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도 재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하철이나 산책 등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습과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 백그라운드 재생도 지원돼 동시에 다른 앱을 사용하는 멀티태스킹 환경에서도 방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AI 진행자와의 인터랙션 기능도 눈에 띈다. 사용자는 오디오 내용을 실시간으로 듣다가 질문을 하거나 주제 전환을 요청할 수 있으며, AI가 이를 자연스럽게 반영해 대화를 이어간다. 이는 초반 정적인 요약 기능을 넘어, 능동적인 정보 탐색을 가능케 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사용자 접근성과 연계성도 강화됐다. 예컨대 브라우저에서 읽고 있던 기사,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된 PDF, 유튜브 영상 등을 스마트폰 공유 기능을 통해 손쉽게 노트북LM에 추가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PDF, 웹사이트, 유튜브 링크에 한정되지만,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더 다양한 형식이 지원될 예정이다.
앱은 iOS 17 이상을 탑재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10 이상 기기를 지원하며, 현재는 핵심 기능만 제공하는 ‘최소 기능 제품(MVP)’ 형태로 시작됐다. 구글은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출시 이후 영상 요약 기능까지 예고돼 있어, 이미지나 문서 기반 자료를 짧은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요약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소비가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기능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iOS 앱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 URL이 정상적으로 추가되지 않거나, 노트북 간 전환에서 로딩 오류가 발생하는 등 초기 버전 특유의 불안정성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구글은 앱 이용 중 생성된 정보가 개인화된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으며, 기업 및 교육용 계정의 경우 구글 워크스페이스 이용 약관에 따라 관리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료, 법률 등 고보안 환경에서도 일정 수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업용 버전인 ‘노트북LM 플러스(NotebookLM Plus)’도 본격 도입된다. 최대 5배 늘어난 저장 용량과 공유·협업 기능, 팀 단위 오디오 요약 생성 및 사용 패턴 분석 기능이 결합되며,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물론 향후 구글 AI 프리미엄 요금제와의 호환성도 예고된 상태다. 이는 각 부서의 자료를 단일 플랫폼에 통합해 조회 가능한 중앙 지식 저장소(RAG)로 활용할 수 있어, 법무, 기획, 연구 조직 등 정보 중심의 업무환경에서 도입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스타트업계에서는 슬로벤처스의 샘 레신 전 메타 부사장이 노트북LM을 CRM 대신 활용하고 있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규제 정보, 코드 문서화, 팀 온보딩 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자산을 저장·요약·공유하는 도구로서의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 더욱 긴밀하게 연결된 온디바이스 AI 툴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노트북LM은, 생산성과 이해도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