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림 네트웍스, AI 통합 '플랫폼 원' 공개…네트워크도 플랫폼 시대

| 김민준 기자

클라우드 네트워크 업체 엑스트림 네트웍스가 자사의 연례 사용자 행사 ‘엑스트림 커넥트 2025’에서 플랫폼 중심의 전략 전환과 인공지능(AI) 통합 비전을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이번 행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으며, 오르세 미술관과 샤를 드골 공항 등 핵심 고객들이 위치한 상징적인 장소에서 개최돼 의미를 더했다.

엑스트림은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네트워크 플랫폼인 ‘플랫폼 원(Platform ONE)’의 주요 기능을 공개하고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원은 AI, 네트워크, 보안 기능을 통합한 단일 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이후 1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조기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검증을 마쳤으며, 올 3분기 일반 고객 대상 출시를 예고했다.

핵심 기능은 세 가지 AI 기술의 결합에서 비롯된다. 대화형 AI, 멀티모달 AI 그리고 에이전트 기반 AI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용자 환경에서 자동화와 가시성을 제공한다. 특히 이 플랫폼은 구조화 및 비구조화 데이터를 통합하는 ‘AI 코어&데이터 허브’를 기반으로, 스위칭, 라우팅, 무선, SD-WAN 전반의 데이터를 아우른다.

플랫폼 원에는 다양한 도구도 포함돼 있다. ‘AI 엑스퍼트’는 3만 건이 넘는 기술 문서와 내부 자료를 활용해 사용자 질문에 대응하며, ‘AI 캔버스’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또 ‘서비스 AI 에이전트’는 네트워크 장애 발생 시 자동 진단 가이드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기술 책임자 나빌 부카리와 제품 부문 부사장 하딕 아즈메라는 기조연설에서 실시간 와이파이 장애 해결 시연을 통해 AI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했다. 부카리는 “이제 시간이 며칠 걸렸던 일은 몇 시간 안에, 몇 시간이 걸리던 작업은 즉각 처리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 원은 유연한 시각화를 통해 복잡한 인프라 구조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지형 기반 맵, 경로 추적, 인터랙티브 오버레이 기능은 관리자별 역할 기반 맞춤 정보 관리도 가능케 한다. 특히 엑스트림만의 레이어2 기반 SPB(최단경로 브리징) 기술을 활용한 ‘패브릭’ 네트워크 구조는 클릭 몇 번으로 가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엑스트림은 플랫폼 원의 범용성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타사 장비 및 플랫폼의 텔레메트리 정보도 통합 가능하도록 데이터 커넥터를 추가했다. 이는 멀티벤더 환경에서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사용자 편리성이 중심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불어 라이선스 방식도 새롭게 정비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분야를 하나로 묶은 통합 구독 모델이 도입됐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엑스트림은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했다. 신규 무선 엑세스포인트 ‘AP4020’과 ‘AP4060’은 와이파이 7 규격을 지원하며, 유선 부문에서는 고용량 핵심 스위치 ‘7830’, 공간 제약이 있는 환경에 적합한 ‘5320’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유니버설 컴퓨트 플랫폼도 쿠버네티스 통합과 클라우드 배포 최적화를 반영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엑스트림은 이를 계기로 단순 네트워크 솔루션 공급업체를 넘어, AI 기반의 통합 네트워크 환경을 통한 **비즈니스 성과창출 지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부카리는 “IT 인력이 1명인 조직이든, 100명인 조직이든 누구나 사용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패브릭과 플랫폼 원의 결합은 네트워크 운용의 민주화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엑스트림의 경쟁력을 재확인시켜주는 무대이기도 했다.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파리드 파룩 부사장은 매년 500개 이상의 이벤트를 운영하면서, 전통 네트워크 장비로는 불가능한 빠른 전환을 패브릭 기술로 실현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엑스트림은 이러한 고객 사례를 통해 기술 경쟁력이 아닌 **성과 중심 접근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