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위쳐4' 데모 공개…메타휴먼·AI 툴로 게임 개발 혁신 선언

| 김민준 기자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차세대 게임 개발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총망라한 ‘2025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State of Unreal)’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언리얼페스트를 통해 공개했다. 팀 스위니(Tim Sweeney) CEO가 직접 키노트에 나서 언리얼 엔진 업데이트, 메타휴먼 기술 강화, 크리에이터 생태계 확장 등 미래의 게임 개발을 둘러싼 로드맵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은 CD 프로젝트 레드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위쳐 4’ 기술 데모였다. 이 데모는 언리얼 엔진 5.6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신규 위쳐 사가의 일부 기술력을 선보였으며, 플레이스테이션5에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60프레임 구동이 가능한 점이 강조됐다. 속도와 성능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진 ‘패스트 지오메트리 스트리밍’과 ‘나나이트 식생 기능’ 등 UE 5.6의 신규 기능이 실제 플레이 영상으로 구현된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언리얼 엔진 5.6은 오픈월드 제작에 특화된 성능 최적화와 애니메이션 워크플로우 개선이 중심으로, 팀간 협업 효율성과 개발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메타휴먼 제작 기능이 엔진 내에서 직접 구현 가능해지면서, 외부 소프트웨어 간 번거로운 작업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됐고, 이 기술은 마야, 블렌더 등 타 도구와의 호환성도 강화됐다.

메타휴먼 5.6 버전은 디지털 휴먼 제작 툴의 완성도로 평가받는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메타휴먼은 언리얼 엔진 외에도 유니티, 갓ot, 후디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 가능해졌으며, 실시간 애니메이션을 생성할 수 있는 메타휴먼 애니메이터와 AI 기반의 페이스 캡처 기능도 새롭게 도입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보다 섬세하고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를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크리에이터 중심의 언리얼 포트나이트 에디터(UEFN) 역시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 2년 만에 누적 크리에이터 수익이 약 722백만 달러(약 1조 388억 원)를 돌파했고, 레고 에디터, 오징어게임, 아바타 IP 등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특히, 신규 시즌 중 도입된 스타워즈 속 다스 베이더 NPC는 AI 대화를 지원하며, 이를 바탕으로 독립형 AI NPC 제작 툴도 UEFN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AI 개발 도우미 툴 ‘에픽 디벨로퍼 어시스턴트’가 베타 공개됐다. 이는 개발자가 포트나이트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는 버스 코드 생성은 물론, 복잡한 워크플로우와 코드 예시에 대한 지침까지 제공한다. 또한 ‘씬 그래프’ 기능을 통해 반복적인 객체를 프리팹으로 변환하는 구조적 관리가 가능해졌고, 런타임에서도 실시간 조정이 가능해 개발 유연성이 향상됐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사진 스캔 기반 모델링 기술인 ‘리얼리티스캔 2.0’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D 프로젝트 레드는 이 기술을 활용해 위쳐4 기술 데모 내 자연 물체들을 고해상도로 구현했다. 리얼리티스캔은 인공지능 마스킹, 공중레이저 스캔 지원 등 기능을 강화해 모바일 및 데스크톱 통합 환경으로 제공된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에픽게임즈 스토어(EGS)의 성장세도 발표됐다. 지난 론칭 이후 EGS는 파트너사들과 퍼블리셔들에게 21억 달러(약 3조 240억 원) 이상을 지급했고, 모바일 버전도 70개 게임을 제공하며 누적 설치 수가 4천만 건을 돌파했다. 올 연말까지는 7천만 설치 이상을 목표로 한다. 수익 배분 구조도 개편돼 첫 100만 달러(약 14억 4천만 원) 이하 매출까지는 수수료 0%가 적용된다.

오는 가을 시즌부터는 사전 다운로드 기능과 선물 기능이 각각 9월과 연말에 추가되고, 셀프 퍼블리싱 기능이 안드로이드와 iOS에서도 활성화될 예정이다. 또한, 웹 기반 인앱결제 플랫폼인 ‘에픽 웹샵’도 7월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수익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에픽은 새로운 소셜 기능도 준비 중이라며, 음성·텍스트 채팅 및 파티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 간 유저 연결이 쉬워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행사는 에픽게임즈가 단순 엔진 개발사에서 게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언리얼 엔진과 UEFN, 메타휴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잇는 이른바 ‘에픽 생태계’의 강력한 결합은 게임 개발자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제작과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