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이 연간 매출 30조 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초대형 클라우드 계약*을 따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장중 한때 9% 가까이 급등했고, 장 마감 시점에는 4% 상승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계약은 오라클의 2026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 1일 이후 체결된 여러 건의 클라우드 계약 가운데 하나이며, 2028 회계연도부터 연간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의 구체적인 정보나 인프라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고객으로 오픈AI(OpenAI)를 지목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오라클과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 프로젝트는 향후 4년간 미국 내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총 5,000억 달러(약 720조 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오라클은 미국 텍사스 주 달라스 서쪽에 10개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해당 시설에는 엔비디아(NVDA) 칩 400억 달러어치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2029년까지 연매출이 1,250억 달러(약 1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막대한 클라우드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타(META)나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고액 클라우드 사용 기업들은 자체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계약 대상자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오라클은 이번 대형 계약을 소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폭 확장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및 라이선스 지원 부문은 2025 회계연도 기준 총 246억 4,000만 달러(약 35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이번 단일 계약 예상 수익만 해도 이를 뛰어넘는다.
이에 대응해 오라클은 최근 몇 년간 설비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2024 회계연도에는 70억 달러(약 10조 800억 원) 수준이었던 설비 투자가, 2025 회계연도에는 세 배 이상인 210억 달러(약 30조 2,400억 원)대로 증가했다. 특히 이번 계약 발표에 앞서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모든 가용 클라우드 용량에 대한 주문이 들어왔다”고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 계약이 바로 이번 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라클은 올해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29 회계연도에는 전체 매출 1,040억 달러(약 149조 8,000억 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계약은 그 목표 달성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