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플랫폼 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카약(Kayak)과 익스피디아(Expedia)는 AI 기반 여행 플래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사용자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분석해 자동으로 여행 일정을 제시하는 기술 경쟁에 한창이다. AI가 단순한 예약 도우미를 넘어 맞춤형 여행 설계자로 탈바꿈하는 흐름 속에 두 기업의 전략은 업계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약은 지난 4월 새로운 AI 실험 플랫폼 ‘카약 AI’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에이전틱(Agentic) AI 전환을 알렸다. 이 플랫폼은 챗GPT와 연계된 채팅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시간 웹 검색뿐 아니라 항공편, 호텔 등 여행 요소별 특화 도구를 제공한다. 마티아스 켈러(Matthias Keller)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사용자에게 개인 비서를 제공하는 수준의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복잡한 여행 계획의 수고를 AI가 모두 처리해주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스피디아 역시 여행자 경험 혁신에 나서고 있다. CTO 라마나 투무(Ramana Thumu)는 최근 미국에서 출시한 ‘트립 매칭’ 기능을 언급하며, “공개된 인스타그램 릴스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여행 일정을 자동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SNS 속 여행 콘텐츠가 영감의 원천이 된다는 점에서, 여행자의 자율성과 AI의 추천 기능 간 균형을 강조하는 신규 전략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이 같은 에이전틱 AI 개발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 자산에 의존하고 있다. 익스피디아는 30여 년간 축적한 예약 및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화된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카약 역시 과거 사용 패턴과 날씨 정보 등을 반영해 여행 일정 중 현지 활동까지 제안 가능한 지능형 기능을 개발 중이다.
또한 두 기업은 단순 비교 목적의 검색만을 수행하는 ‘스내커’ 이용자 또한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실제 예약 의도가 없더라도 AI 시스템은 이들의 질문에 실시간 응답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예약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카약 측은 “이러한 사용자의 검색 피로도를 줄이고,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복잡한 조건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여행 플래너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소비자 행동과 미디어 소비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 차세대 사용자 경험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약과 익스피디아의 실험은 앞으로 여행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시사하며, 향후 관련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