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머신 뒤에 숨은 데이터 전쟁... 애스턴마틴, 넷앱과 AI로 질주

| 김민준 기자

F1 머신이 시속 370km를 넘나드는 극한의 속도 속에서 마지막 0.001초까지도 승부를 가르는 무대에서, 데이터는 단순한 수치 이상이다. 애스턴마틴 포뮬러원 팀은 넷앱(NetApp)의 첨단 인프라를 활용해 머신 성능 최적화라는 치열한 과학적 여정에 돌입했다.

최근 넷앱이 개최한 ‘지능의 시대, 결과를 설계하다(Architecting Outcomes in the Era of Intelligence)’ 행사에서 애스턴마틴 F1의 인프라 책임자인 스튜어트 베일리와 넷앱 사장 세사르 세르누다는 데이터 기반 레이스 전략이 어떻게 F1 산업을 혁신하고 있는지를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를 펼쳤다.

베일리는 "차량은 1만 5,000개에 이르는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일부는 풍동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현실 조건에서 검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데이터를 정확한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넷앱과 애스턴마틴은 지난 4년간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으며, 이 기간 동안 팀은 넷앱의 아스트라 트라이던트(Astra Trident) 스토리지 오케스트레이터와 워크로드 제어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을 레이스 현장에 도입해왔다. 현재 한 대의 머신이 랩당 생산하는 데이터는 약 100MB에 달하며, 핸들에만 28개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분석의 복잡성을 짐작할 수 있다.

세르누다는 "우리가 고객에게 제안하는 지능형 데이터 인프라 모델이 F1 팀에도 완벽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고성능 컴퓨팅(HPC)을 통해 차량 부품의 시뮬레이션은 물론 주행 환경을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성능 컴퓨팅의 잠재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베일리는 "우리는 외부 압력이나 공기 흐름이 차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데이터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현재는 다음 세대의 HPC 시스템을 배치하면서, 예측능력과 관련된 AI 워크로드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넷앱과 애스턴마틴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실시간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F1이라는 하이테크 산업에 있어 ‘데이터’는 이제 연료만큼 절대적인 자산이 되고 있다. 관건은 이 정밀한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언제까지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리고 넷앱은 그 해답의 중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