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AI(Genesis AI)가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한 물리 AI(Physical AI)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1억 500만 달러(약 1,512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시드 라운드는 이클립스(Eclipse)와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가 공동 주도했으며, 전 구글(GOOGL)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와 프랑스 통신 재벌 자비에르 니엘(Xavier Niel) 등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제네시스AI는 다용도 로봇에 범용성을 제공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obot Foundation Model, RFM)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AI 연구소다. 회사 측은 기존 디지털 AI의 영역에서는 진보가 빠른 반면, 실제 환경에서 물리적으로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AI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AI가 지향하는 물리 AI는 공장 자동화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처럼 실제 세계와 직접 접촉하며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대응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전례 없이 방대한 물리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AI 학습을 수행하는 데이터 중심의 통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구글(GOOGL), 엔비디아(NVDA), 미스트랄AI, MIT, 스탠퍼드 등 글로벌 연구 기관과 기술 기업 출신의 인재들이 팀에 참여해 기술 내실을 다졌다.
제뉴시스AI의 류 샨(Zhou Xian) CEO는 “현재 대부분의 산업용 로봇은 단일 작업만 수행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 주변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적응하지 못한다”며 “우리의 RFM은 인공지능이 감각, 운동, 사고 능력을 융합해 일종의 ‘인지된 유연성’을 갖추도록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산업 환경처럼 복잡하거나 변화가 잦은 환경에서도 휴먼레벨의 적응력을 가진 로봇이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역시 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 산업의 경우, 매년 1만 3,000대에 불과한 로봇 도입률과 세계 전체에서 고작 2,000대 수준인 AI 기반 로봇 사용률은 기술적 한계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투자사 이클립스의 파트너 찰리 므왕기(Charly Mwangi)는 “‘일반 목적 로봇’은 노동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수 조 달러 규모의 경제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전망했다.
제네시스AI는 공장, 물류창고, 의료, 농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물리 AI 기반의 지능형 로봇을 도입해, 인간과 협업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1차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기존 소프트웨어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정밀한 도구 사용이나 공간 적응 능력 등에서 큰 진전이 예상된다.
이번 투자 유치는 물리 AI의 잠재력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지표이자, 제네시스가 구축 중인 플랫폼이 향후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을 시사한다. 산업계는 물론 학계와 투자 시장에서도 제네시스AI가 그리는 기술 로드맵에 대한 긴밀한 주시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