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는 실리콘밸리 베테랑 넷앱(NetApp)이 AI 시대를 맞아 다시 한 번 체질 개선에 나섰다. 데이터 중심의 지능형 업무 환경을 가능케 하겠다는 목표 아래, 넷앱은 제품 전략부터 운영·영업 방식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한편, 고객 중심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을 적극 지원하며 차세대 데이터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이번 전략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 그 이상이다. 넷앱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가비 보코는 “우리는 단순히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단계를 넘어,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데이터 중심 산업의 변화 속에서 성장해왔고, 이제 AI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넷앱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최신 기술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넘어, 시장에서 실제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최고사업책임자(CCO) 달라스 올슨 주니어는 “기업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의 접근성과 안전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넷앱은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엣지 환경을 포함해 모든 플랫폼 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과 보호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플랫폼 간의 유연성은 AI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넷앱은 데이터레이크 구축부터 AI 소프트웨어 개발, AI팩토리 역량 강화까지 세 가지 중점 영역에서 가장 강점이 있다고 보고,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한편 고객 성공 담당 최고임원(CCSO)인 스리바찬 바야카르남은 “고객은 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다”며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고객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이 AI 도입을 전략화하지 않으면, 기회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영 측면에서도 넷앱의 변화는 뚜렷하다. 전 세계 GTM(시장진입전략) 운영을 책임지는 가브리엘 인달레시오는 “올 회계연도는 ‘단순화’가 핵심”이라며 “판매 조직이 정확한 타이밍에 필요한 데이터와 툴을 확보해, 고객과의 접점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운영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공하는 기업은 단 하나의 업무도 정교하게 수행하는 데 집중한다”며, 복잡성을 줄이는 것이 곧 전략적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넷앱은 또한 ‘클라우드 전환이 정답’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보인다. 클라우드 영업 부문 수석부사장인 아시시 다완은 “고객마다 클라우드 채택 단계가 다르고, 모든 워크로드가 클라우드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며 “VM웨어나 SAP 같은 워크로드는 상황에 따라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오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넷앱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30년의 업력을 지닌 넷앱은 이번 전략 전환을 통해 단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데이터 접속성과 보안을 강화하고, AI 중심의 민첩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현함으로써 고객의 성공을 지원한다는 핵심 철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AI 시대로 접어든 기업 환경 속에서 넷앱은 다시 한번 자신을 재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