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클라우드로 '위기 예측'…팬스키·스노우플레이크, 물류 혁신 가속

| 김민준 기자

글로벌 공급망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에 직면하면서, 물류·제조 기업들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운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팬스키 로지스틱스와 스노우플레이크(SNOW)의 협업은 이러한 움직임의 대표 사례다. 두 기업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을 대폭 개선하며 산업 내 혁신을 주도하는 중이다.

팬스키는 30만 대 이상의 트럭과 1만 1,000여 명의 운전기사를 관리하는 북미 최대 물류사 중 하나다. 이들이 주목한 기술은 과거 단순한 추적을 넘어서, 복잡한 예측과 대응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다. 실제로 팬스키는 모든 차량에 텔레매틱스 장치를 장착해 제동 강도, 차량 간 거리, 연료 소모량 등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실시간 분석 가능한 플랫폼 위에 통합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와의 협업은 이 데이터를 조직 전반에서 유의미하게 연결하고, 외부 요인과 연계하여 예측 분석을 가능케 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글로벌 제조 부문 총괄 팀 롱은 “지금은 변동성이 새로운 정상으로 자리잡았다”며, “기업들은 이제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가시성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조치* 없이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팬스키는 공급업체 지연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해 물류 경로를 재설계하고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주목할 기술은 인력 운영에 도입된 예측 AI 시스템이다. 팬스키 운전기사는 전체 노동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이탈이 곧 조직 리스크로 연결된다. 팬스키의 AI는 운전자의 근무 패턴, 노선 이력, 행동 기반 데이터를 분석해 이탈 가능성이 높은 인원을 식별한다. 현장 관리자들은 해당 정보를 토대로 근무 일정 조정이나 면담 등 선제적 대응을 실시하고 있다.

팬스키 로지스틱스 데이터 분석 총괄 비슈와 람은 “단일한 데이터 플랫폼 위에 구체적인 맥락 데이터까지 결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며, “스노우플레이크의 AI 기능은 이를 연결하고 의미를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가올 위기 가운데서도 데이터를 통해 운송 과정의 변수를 통제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체계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운영 혁신은 공급망 관리와 물류 산업 전반을 바꾸고 있다. 향후 미중 무역 갈등이나 지정학적 충돌, 팬데믹과 같은 충격파가 다시 발생하더라도, 팬스키와 같은 기업은 데이터를 중심에 놓고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췄다는 평가다.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이 단순한 지원 도구를 넘어 위기 대응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