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고객 공략하는 원더풀, 490억 원 시드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고객 지원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원더풀(Wonderful)이 34억 달러(약 49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주도했으며,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와 바인 벤처스(Vine Ventures)도 참여했다.

원더풀은 기존 고객 지원용 AI 도구들이 영어권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다양한 언어권 사용자를 위한 솔루션 개발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아시아, 중남미 등 비영어권 시장에서 고객 대응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CEO 바 윙클러(Bar Winkler)와 CTO 로이 랄라자(Roey Lalazar)가 공동 창업한 이 스타트업은 현재 8곳의 기업 고객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들이 처리하는 고객 문의 건수가 이미 연간 수십만 건 수준에 달한다. 매출 측면에서도 연간 100만 달러(약 14억 4,000만 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원더풀의 플랫폼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이를 전화, 웹사이트 챗봇, 이메일 등 다양한 채널에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에이전트들은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개별 티켓의 문맥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정확한 응답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으로는 복수의 대형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며, 각 언어의 섬세한 표현 방식, 말줄임 빈도, 응답 간격 등 언어별 고유 특성을 반영한 학습 데이터를 갖춘 점이 차별 요소로 꼽힌다. 이에 더해 고객센터 운영자들은 중앙화된 대시보드를 통해 AI 성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개선 작업을 반복할 수 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원더풀은 향후 1년간 10여 개 이상의 언어를 새롭게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에이전트 훈련, 테스트, 배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 고도화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고객 응대 자동화 부문은 경쟁 또한 치열하다. 크레셴도AI(CrescendoAI)는 지난해 40만 달러(약 57억 6,000만 원)를 유치하며 AI와 인간 상담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팔로나AI(Palona AI)는 간단한 문의 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 수행까지 가능한 차세대 AI 챗봇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비영어권 고객 지원이라는 틈새 시장에 집중한 원더풀이 빠르게 확장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언어에서의 AI 정확도와 운영 효율성 확보가 향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