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 코어사이언티픽 9조 인수… AI 데이터센터 수직 통합 가속

| 김민준 기자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데이터센터 구축 전문 기업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을 약 9조7,200억 원($9B)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한다. 이번 발표는 해당 인수설이 시장에 돌기 시작한 지 불과 열흘 만으로, 양사 주가는 발표 직후 동반 하락하며 단기적 부담이 반영됐다.

코어사이언티픽은 2017년 출범해 암호화폐 채굴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왔으며, 2022년 스팩(SPAC)을 통해 상장한 이후 1년 만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러나 2024년 말 챕터11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존 채굴 인프라를 인공지능(AI) 워크로드에 맞춰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재기에 나섰다. 현재 코어사이언티픽은 1.3GW(기가와트)에 달하는 컴퓨팅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기준으로 약 91만 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코어위브는 올해 초부터 코어사이언티픽과 협업을 본격화해 왔다. 지난 1월 파산 보호 종료 직후 15MW 규모의 인프라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협력으로 관계가 확대됐다. 코어위브의 퍼블릭 클라우드는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AI GPU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25만 개 이상의 GPU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일정한 다운타임을 자동 탐지 및 복구하는 전용 관리 소프트웨어(NLCC)를 활용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를 통해 코어위브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직적 통합’을 강화하고, 성장 전략의 핵심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Michael Intrator)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인프라 소유권 확보는 향후 사업 확장의 리스크를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어사이언티픽의 데이터센터 전력 중 40%는 여전히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 중이다. 코어위브는 해당 자산을 매각하거나 AI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거래가 완료되는 2025년 4분기 이후, 2년 내 연간 약 7,200억 원($500M) 규모의 비용 절감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한편, 코어위브는 이달 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 기반의 GB300 NVL72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배치한 바 있다. 해당 시스템은 최신 GPU 72개와 CPU 36개, DPU 18개가 결합된 초고성능 AI 어플라이언스로, 이전 세대보다 AI 작업 처리 속도를 최대 50%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는 AI 클라우드 생태계에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자체 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흐름을 반영한다. 코어위브와 같은 후발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공격적 확장을 위해 기존 암호화폐 채굴 기반 자산을 흡수하는 전략은 향후 산업 전환의 주요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