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美서 530명 감원 발표에 주가 7% 급등…구조조정이 회복 신호?

| 김민준 기자

인텔(INTC)이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오리건주에서 약 53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칩 제조 분야의 강자였던 인텔은 새로운 CEO의 체제 아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은 이를 실질적인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인텔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인력 감축이 오리건주 힐스버로와 알로하 지역 4개 시설에서 오는 15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관련 부문에서 일해온 전문 인력이다. 불과 몇 주 전, 인텔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100여 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 이후 인텔 주가는 7% 이상 상승했다. 이는 지난 1년간 주가가 거의 30% 가까이 빠졌던 하락세와는 대비되는 흐름으로, 투자자들이 구조조정과 경영 전략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신임 CEO 립부 탄(Lip-Bu Tan)이 부진한 제조 부문을 개편하고 핵심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인텔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는 거대 반도체 기업이다. 지난 4월 블룸버그는 인텔이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감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는 기존에 발표했던 15% 구조조정 목표를 넘어서는 규모였다. 이에 따라 산업 전반에서 반도체 기업의 고용 환경과 전략 방향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인텔 감원 소식은 미국 내 제조업 확대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는 다소 상충되는 흐름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생산을 미국 내로 돌리겠다는 강경한 산업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불확실한 정책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모습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재 인텔은 주요 경쟁사들이 인공지능과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기존의 제조 중심 체제에서 전략적 전환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앞으로 어떤 방향의 투자를 감행하고, 어느 부문을 축소 또는 매각할지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 또한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