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이, 1만 4천 원으로 오픈AI·스페이스X 투자 문턱 낮췄다

| 김민준 기자

소파이(SOFI)가 개인 투자자도 테크 유니콘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오픈AI와 스페이스X 등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사모펀드를 출시하며, 최소 투자금액을 10달러(약 1만 4,400원)로 책정한 것이다.

이번 펀드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우주 기술, 헬스케어, 소비재, 핀테크 등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존 펀드인 코스모스 펀드의 경우 최소 투자금액이 2만 5,000달러(약 3,600만 원)였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상품은 진입장벽을 거의 없앴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파이는 캐시미어, 펀드라이즈, 리버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와 협력해 해당 상품을 운용할 계획이다.

앤서니 노토 소파이 CEO는 "새로운 세대에게 대체 투자 영역을 전면 개방하고 있다"며, 소액으로도 프라이빗 마켓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소파이의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장 전략은 미국 내 소액 투자자 수요 증가와 맞물려, 소파이 주가에도 긍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발표 당일 소파이 주가는 4% 가까이 상승하며, 2025년 들어서만 약 30%가량 오른 상태다.

소파이의 이번 행보는 경쟁 플랫폼 로빈후드(HOOD)의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로빈후드는 지난주 자사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오픈AI와 스페이스X 지분을 토큰화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오픈AI는 즉각 반응을 내놓으며, "이른바 오픈AI 토큰은 우리와 무관하며, 우리는 해당 거래를 후원하지 않았고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오픈AI와 스페이스X는 현재 비상장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AI 혁신과 민간 우주 탐사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로 평가되며, 이들의 '그림자 지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프라이빗 마켓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소파이의 사모펀드 출시로 AI와 우주 기술 중심의 비상장 투자 시장이 제도권으로 재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소액 투자 기반의 프라이빗 마켓 진입이 본격화될 경우, 비상장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가치에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