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장비 고장 미리 잡는다… 메인테인엑스, 기업가치 3조 6,000억 원 돌파

| 김민준 기자

산업 장비 유지관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메인테인엑스(MaintainX)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통해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는 베세머벤처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베인캐피털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 등 유수의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이는 2023년 기업가치 10억 달러로 평가받은 이후 획기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메인테인엑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장비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며, 공장 내 로봇, 컨베이어 벨트, 기타 산업 자산의 문제를 조기에 진단해 유지보수 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플랫폼은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정비 작업 지시서를 생성한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해, 기술자가 자연어로 요청만 해도 구체적인 업무 지시서가 자동 작성되는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작업 지시 외에도 이 플랫폼은 설비 수리 이력 및 사용된 부품 정보를 기록해 반복적인 고장 원인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과거에 어떤 부품으로 어떻게 수리했는지 파악함으로써 고장의 근본 원인을 밝혀내고 유사 사례 재발을 줄인다. 또한 관리자들은 별도의 대시보드를 통해 정비 업무를 할당하고 자재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자동 구매 주문을 생성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메인테인엑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크리스 터리카(Chris Turlica)는 "장비 고장이 기업에 미치는 연간 손실이 1조 4,000억 달러(약 2,016조 원)에 이르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구식 도구에 의존하고 있다"며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메인테인엑스의 솔루션은 전 세계 1만 1,000개 이상의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이 관리 중인 자산 규모는 1,100만 개에 달한다. 최근 고객사들은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면서 장비 다운타임을 최대 34%까지 줄였다는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신규 인재 채용은 물론,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활용된다. 회사 측은 특히 AI 기반 장비 상태 모니터링 기능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메인테인엑스가 단순한 작업 지시 소프트웨어를 넘어, 예지보전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