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I칩 성능으로 엔비디아 추격…HSBC '매수'와 200달러 목표가 제시

| 김민준 기자

AMD의 AI 칩 성능이 경쟁사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HSBC는 AMD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목표 주가 또한 기존 대비 두 배인 200달러로 상향했다. AMD가 지난달 공개한 'Instinct MI350' 시리즈는 전 세대 대비 처리 성능이 약 4배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며, AI 연산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평가의 핵심은 AMD의 MI350 시리즈가 엔비디아의 대표 AI GPU인 'HGX B200 블랙웰'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HSBC는 "MI350의 성능 향상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이로 인해 향후 가격 책정에서도 프리미엄이 가능해졌고, 2025~2026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분석을 주도한 프랭크 리 애널리스트는 이어서, 내년 MI400 시리즈가 출시되면 이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 '베라 루빈(Vera Rubin)'과도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이번 출시 발표에는 AMD 리사 수(Lisa Su) CEO와 오픈AI의 샘 알트먼(Sam Altman) CEO가 직접 참석해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미 MI400 시리즈의 고객사로 등록되어 있으며, 향후 AI 가속 인프라 확대에 있어 AMD의 칩을 실질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MD에게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AMD 주가는 목요일 장 초반 4% 이상 급등해 144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약 20%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HSBC의 목표가는 이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반면, 최근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760조 원)를 돌파하며 잠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타이틀을 차지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변동이 크지 않았다.

AI 반도체 시장의 양강 구도가 점차 맞춰짐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MD의 장기 성장 여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AMD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